2025년 3월
정말 놀랍게도 3월 내 생일 주부터 인터뷰들이 몇개씩 잡히기 시작했다. (생일날에는 정말 우울한 Blue Birthday를 보냈다ㅠ)
포지션도 Business Operation Manager / (Global) Business Development Manager / Business Insight Manager / Head of Business Strategy and Client Relationships 으로 내가 원하던 포지션에 딱 맞는 인터뷰들만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직장에서 Business Strategy Manager라는 타이틀로 퇴사를 했고, 전략기획팀에서 일했던 경험을 기반 삼아 전략기획이나 사업개발 쪽으로 재취준을 하고 싶었던 터라 아주 잘 된 일이었다.
내가 원한 포지션은 이런 포지션이었다.
"데이터 분석, 마켓 리서치를 통해 기업 마켓 분석 및 트렌드 파악 - 전략기획, 내외부 미팅을 진행하고, 컨퍼런스 다니면서 사람들 만나며 - 사업개발"
요즘 정말 다들 혀를 내두르는 얼어붙은 잡마켓이라 이렇게 인터뷰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했다. 게다가 난 이미 한달 내내 단 한건도 못 받아본 적도 있지 않는가. 그저 감사했다.
인터뷰가 들어올 때마다 나에게 딱맞는 포지션이라 (회사 특성만 조금씩 다를뿐) 제발 하나만 붙어라고 기도했다.
인터뷰 스케줄이 정말 요상하게 잡혀서 하루에 2개씩 본 날이 정말 많았다. 지금 보니 딱 3주동안 주당 4번씩 인터뷰를 본 셈이다. (나 정말 내 입으로 “바쁘다”는 소리를 안 하는 편인데 이때는 정말 바빠서 누가 연락하면 “진짜 미안한데 이번주 금요일만 끝나고 연락해도 될까?” 했었다. 그런데 또 그 다음 주 인터뷰가 잡혀서 또 약속 연기....연락 연기...잡아놨던 공연도 다른 사람에게 나눔하기도 했었다.)
정말 다양한 회사에서 인터뷰를 봤는데 미국회사, 영국회사, 이탈리아 회사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미국회사가 꽤 많았다. (3개) 영국에 처음 지사를 세우면서 뽑는 자리에 인터뷰 요청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거의 대부분 Manager, Lead, Head 포지션으로 인터뷰를 본 것도 인상깊다.
12월부터 3월까지 인터뷰 총 정리
나는 인터뷰 볼 때마다 폴더를 하나씩 만들어서 정리하는데 이번에는 총 12개의 폴더가 만들어졌다.
인터뷰 횟수: 18번
인터뷰 본 회사: 12개
최종 인터뷰: 3번
최종 합격: 1개
확실히 PM롤로 두 번 인터뷰 본 것 빼고는 거의 다 전략기획 및 사업개발(BD)포지션으로 인터뷰를 봤다는게 느껴진다. 포지션 타이틀만 조금씩 다를 뿐 각 포지션이 원하는 JD은 거의 비슷비슷했기 때문에 인터뷰를 준비하는 데 좀 수월했다. 이미 내가 한 경험, 경력을 베이스로 회사가 원하는 산업, 요구사항에만 맞게 수정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회사 맞춤으로 대답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놀랍게도 이 부분은 인터뷰를 보면 볼 수록 늘었다. 약간의 순발력이 점점 늘었다고 할까?
예전에 인터뷰를 보고 나면 내가 준비했던 말을 다 못 했다는 것에 항상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이번에 인터뷰들을 보면서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 했다. 그래서 리젝 결과를 받았을 때도 아쉽고, 속상했지만 '내가 못해서'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었다. 그저 회사와 나의 핏이 안 맞았을 뿐 또는 나보다 더 나은 후보자가 있었겠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이런 생각과 별개로 이 과정자체가 너무 힘들어서 진짜 못 해먹겠다는 생각은 했다...ㅜ)
그리고 또 운이 좋았던 점은 이번에 만났던 인터뷰어들은 내가 정성들여 쓴 CV를 정말 한줄한줄 다 읽어가며 꼬치꼬치 캐물어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안 그런 인터뷰어들도 있었지만^^ 인터뷰에 들어와서 그제야 내 CV를 읽는듯한 인터뷰어들도 있다)
인터뷰 실력이 작년에 비해서는 쬐끔 는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그래도 물어보지도 않은 질문들에 대해 나를 어필하는 건 부족한데 이번 인터뷰어들은 '이런 것까지 물어본다고???'할 정도로 꼬치꼬치 캐물어봐줘서 아주 편안하게 내 자랑(?)이자 내 경험들을 어필할 수 있었다. (8-9년 전 경험인 독일에서의 경험과 내 석사 논문 주제 등등)
그리고 아무래도 포지션들이 Manager, Lead, Head 포지션이어서 그런가 누군가를 리드하고, 전체 프로세스의 프로젝트를 이끌어본 경험, 누군가를 트레이닝 시켜본 경험에 대해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질문을 받았었다. 다행히도, 그리고 운이 좋게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경력동안 (5-6년차) 한 프로젝트를 이끌어본 경험도, 누군가를 매니징 및 트레이닝 해본 경험도 있어서 이 질문들에 답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다행이고, 감사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최종합은 1개뿐이지만 인터뷰를 보면서 내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열심히 쌓았던 (이 길이 맞나?? Science part - Specialist(QA/RA)를 하다가 갑자기 Business Part - Generalist로 트는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이 정말 많았다 ㅠ)
경력들이 정말 소중하고 꼭 필요한 순간들이었다는 것을 이번 인터뷰들을 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다들 내 CV와 경력을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좋아해주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었겠지. 그래서 이번 3월을 지나면서 내가 쌓은 경험, 경력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정말 레어하고 특별한 나의 이력이 되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다음 달에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3번의 최종 면접 후기와 취준 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