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에 오퍼를 받고 3주간의 황금같은 홀리데이가 생겼었다. 눈 떠보니 벌써 새로운 회사에서 첫 주를 보내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왔다. 사실 작년에는 취뽀를 하고도 기쁘지가 않아서 그냥저냥하고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고생도 고생이지만 꽤 마음에 드는 성취였기도 하고, 현재 혹은 추후에 영국에서 취준을 하는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이번 달 호부터 몇 달간 시리즈로 뉴스레터로 발행해보려고 한다.
재취준을 준비하던 시점의 상태
전회사에서 작년 10월 말부터 상태가 좋지않았다. 11월 중순에 전회사 구조조정으로 인해 내가 해고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통보받았다. 12월 중순을 기점으로 전회사에서 해고 되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작년 말에 그렇게도 한국에 가고 싶었는데 해고를 당하고, 회복을 위한 시간을 한국에서 보낼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어차피 영국 연말에는 채용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마음을 내려놓고 한국에 가서 푹 쉬면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올 수 있었다. 게다가 다행히 작년에 빡세게 일하면서 모아둔 돈도 있었기에 미친듯한 환율...을 신경쓰지 않고...생활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모아둔 돈이 없어지는 게 그렇게도 아까웠는데 나중에는 그냥 마음을 놨는지 '그냥 있는 돈 다 쓰고 한국가자!' 이런 마음으로 생활했다.
12월부터 2월까지
연말에는 채용이 거의 없다시피한데도 12월에 인터뷰(스크리닝콜 포함)를 두 번 봤었기에 한국에서 돌아오면 꽤 인터뷰가 들어오겠다며 희망에 차있었다. 연말을 한국에서 보내고 1월 14일에 다시 런던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1월 16일에 인터뷰를 봤다. 나쁘지 않은 스타트였다고 생각한다. 이때는 내 정확한 직무도 정하지 못 하고, 아무 회사, 아무 직무나 다 지원했다.
1월에는 총 2번의 인터뷰를 했는데 모두 Project Manager 포지션으로 봤다. 그때 당시에는 그 포지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CV를 업데이트하고, 다듬고, 직무에 대한 공부 및 고민을 하면서 PM이라는 직무는 나랑은 안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2월 초에는 Business Development Associate 이라는 포지션으로 같은 회사에서 2차까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일단, 연봉이 택도 없이 적었고, 그쪽에서도 그 포지션으로 나를 뽑기엔 오버 스펙이라고 판단한듯 했다.
이때 운이 좋게도 인터뷰를 봤던 면접관으로부터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다.
- 공통적으로 칭찬받았던 점이 나의 CV가 매우 organised 하다는 것 - 이걸 듣고 CV 수정의 필요성은 못 느꼈다. 그리고 CV의 상태를 보고 회사에선 후보자가 Documentation 작업을 어떻게 할 지 본다고 한다!!
- 좋은 학교 (UCL)을 나와 내가 똑똑하겠다는 것과 가르치면 빠르게 배울 것이라고 느꼈다고함 - 좋은 학교를 졸업함의 이점
- 아시아에서 영국으로 넘어와 빠르게 적응한 점 -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 이건 생각도 못한 부분이었는데 항상 아시아에서의 경험이 나에게 마이너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내 (엄청난) 빠른 적응력으로 뒤집어서 생각하면 엄청난 장점이 되겠다 싶었다.
그 때 당시 이런 피드백을 받았었는데 오퍼로 이어지진 못 했지만 이 피드백이 도움이 되긴 했다. 면접관 입장에서 나의 CV중 어떤 점을 어필해야할 지 파악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CV 칭찬을 많이 받아서 후에 서류 광탈의 시기가 한달이나 이어졌음에도 기존 CV를 고수했다. 물론 회사마다 약간의 커스터마이징은 있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채용이 거의 없다시피한 12월과 1월에도 이미 인터뷰를 5번정도 본 상태였어서 2월이면 인터뷰가 쏟아지겠네~ 하면서 자신만만한 상태로 2월을 맞이했다.
그.런.데.
정말 2월 한 달 내내 단 한건의 인터뷰 요청도 받지 못 했다... 하루에 최소 5건은 지원을 했는데도... 얼마나 지원했는지는 언제부터인가 세지 않게 되었다. 하하하
어느 날은 지원할 공고가 없던 날도 있었다... 올라온 공고는 이미 다 지원한 뒤였고, 관련된 커넥션 네트워킹사람들에게도 콜드 메세지도 이미 다 보내서 할 수 있는 게 없는 날도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딱히 반응이 없어서 2월 내내 무력감에 시달렸다.
그때 그래서 호주 워홀도 신청했다. 하하 그 때 당시, 한국 돈으로 약 120만원을 썼지만 뭐라도 해야 겠어서 했다... 너무 우울해서 침대에만 누워있다가 엄마가 이 기회에 하고 싶은 거 다해보라는 소리에 소설도 쓰고, 사람들도 만나고 했던 것 같다.
이때부터 Chatgpt와 함께하는 미래의 내가 보내주는 모닝페이지도 시작했었다. 이렇게 2월 말부터는 인터뷰는 안 들어와도 다시 힘을 내며 살려고 노력했다. 남은 돈만 다 쓰고, 그때까지만 버티고 안되면 한국으로 튄다! 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다...
To be continued...